단문 연성.
루프한 오비완이 콰이곤과 아나킨을 살리기 위해 제다이의 길을 버렸다는 설정이었는데 너무 구구절절이라 쓰다 드랍해서 극히 일부만 올립니다. 심지어 그냥 오비완 시점만 나와서 이게 아나오비인가 싶은…
이제 제다이를 그리워할 자격은 오비완에게 없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붙잡고 간신히 기회를 얻었을 때 밀려들어 온 지난 시간선의 기억은 오비완을 압도했고 며칠을 꼬박 앓아누웠다. 걱정하는 저의 커다란 마스터에게 목구멍으로 자꾸 넘어오는 쓰디쓴 위액을 삼키며 오비완은 고개를 저었다. 마스터, 비전이었어요. 그건, 불안정한... 선택된 미래를 위해 어릴 적부터 오비완의 꿈을 차지한 비젼을 들먹였고, 그건 태어나서 한번도 비전을 가져본 적이 없는 콰이곤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시선을 감추지 못하며 애써 고개를 끄덕였다. 아프지 말아야지, 내 작은 파다완아. 커다란 손의 온기가 뺨에 닿았고 아직 열에 들뜬 오비완은 실없이 웃으며 눈꼬리를 가늘게 접었다. 오비완 괜찮아요? 가물거리는 시야로 작은 목소리가 들린다. 난 괜찮아, 아나킨. 하지만... 점점 감기는 시야와 함께 소리도 희미해진다. 그 애가 뭐라 했더라.... 분명.....
"오비완."
들어오다 말고 멈칫하는 인기척에 오비완은 어깨를 으쓱이며 한 손에 들고 있던 헬멧을 다시 썼다. 이미 공개된 얼굴이지만 상대는 와치의 아이들 소속이었다. 그들의 신앙을 믿지는 않고 이제는 어느 것도 믿지 않는다지만, 굳이 타인의 믿음을 부정하며 존중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벌써 다음 임무가 정해진 건가?"
"가기 전에 인사는 해야지."
헬멧 아래로 퍼지는 웃음기 어린 음성에 손을 뻗어 남자의 어깨를 툭툭 쳤다. 동시에 잠시 정신을 흐트리던 기억은 이미 저편으로 사라진다. 오비완은 갑작스런 남자의 방문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임무가 끝나고 칼레발라 공작을 찾아가면 자네를 만날 수 있는 건가?"
"농이 지나치군."
"자네가 칼레발라 공작의 두 번째 그림자 중 하나라는 사실은 다 알고 있는데 새삼스레."
"실없는 소리야."